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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시음의 생리학

맛보기(시음)

맛보기(시음)

대부분의 사람에게 와인을 맛본다는 것은 그냥 한 모금 마셨다가 바로 삼켜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맛을 보는 것이 아니다. 맛을 보는데는 미뢰를 활용해야한다. 미뢰는 입 전체에 퍼져 있다. 혀의 양면과 밑과 끝에, 목 안쪽에까지 뻗어 있다. 그런데 와인을 들이켜고 바로 삼켜버리는 것은 그 중요한 미뢰들을 무시해버리는 셈이다. 나는 와인을 입 안에 3~5초 정도 머금고 있다가 삼킨다. 그러면 와인이 데워지면서 부케와 아로마에 대한 신호들이 콧구멍을 타고 뇌의 후각 영역인 후각망울에 닿았다가 다시 대뇌 변연계로 옮겨간다. 냄새가 시음의 9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와인을 맛볼 때는 와인의 가장 두드러진 맛과 그런 맛에 대한 자신의 민감성에 유의하라. 그런 맛이 혀나 입의 어느 부분에서 느껴지는지도 파악하라. 앞서도 언급했듯이 사람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네 가지 맛만 감지할 수 있다. 그런데 와인에는 짬맛이 없으니 와인은 세 가지 맛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겠다. 와인의 쓴맛은 보통 알코올과 타닌의 높은 함ㅁ량으로 인해 생성된다. 단맛은 발효 후에 잔다을 남겨둔 와인에서만 난다. 시큼한 맛으로도 표현되는 신맛은 와인의 산도를 가리킨다.

 

 

단맛 혀끝에서 가장 민감하게 감지된다. 와인에 단맛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바로 감지해낼 수 있다.

 

산도 혀의 양 옆, 볼과 목 안쪽에서 감지된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과 비교적 가벼운 스타일의 레드 와인은 산도가 높은 편이다.

 

쓴맛 혀 안쪽에서 감지된다,

 

타닌 타닌에 대한 지각은 혀의 중간 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 타닌은 흔히 나무통에서 숙성도니 화이트 와인이나 레드 와인에 들어 있다. ㅇ너무 어리면 와인의 타닌은 입 안이 마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와인에 타닌이 넘무 많으면, 타닌이 사실상 입 전체를 덮어버려 과일맛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타닌은 미각이 아니라 촉각으로 느낀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과일향 및 품종이 특성 이것은 미각이 아니라 후각으로 느끼는 것이다. 혀의 중간에서 과일의 질감을 감지하게 된다.

 

뒷맛 와인의 전반적인 맛과 성분의 밸런스가 입 안에 남아 있게 된다. 그런 밸런스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오랫동안 유쾌한 뒷맛이 남는 와인은 대체로 고품질이다. 훌륭한 와인은 대부분 1~3분쯤 맛이 남으며 모든 성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음미

와인을 맛본 후에는 잠시 동안 가만히 음미해보라. 방금 느낀 맛에 대해 생각하면서 느낌을 명확히 잡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다음의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라.

 

· 와인의 바디가 라이트인가, 미디엄인가, 풀인가?

· 화이트 와인이라면, 산도가 어느 정도인가? 너무 약한가, 딱 좋은가, 과한가?

· 레드 와인이라면, 와인에 함유된 타닌이 너무 강하거나 떫지는 않은가?

· (잔류 당분, 과일맛, 신맛, 타닌 중에서)가장 두드러진 성분은?

· 성분의 밸런스가 얼마나 지속되는가?(10초, 60초 등)

· 마시기 좋게 숙성되었는가, 아니면 더 숙성시켜야 하는가?

· 어떤 음식이 어울릴 것 같은가?

· 자신의 취향에서 평가할 때 와인이 제 값어치를 하는가?

· 이번 질문은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와인 시음 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가의 여부다. 그 와인은 당신의 스타일인가?

 

와인 시음은 화랑에서 작품을 훑어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화랑에 가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그림을 본다. 어떤 작품이 맘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첫 느낌이 말해준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면 그 작품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아고 싶어진다. 화가가 누구일까? 작품속에 감추어진 배경은 무엇일까? 어떻게 그려진 것ㄹ까? 등등. 이런 궁금점은 와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와인 애호가 역시 일단 마음에 드는 와인을 발견하면 그 와인에 관해 모든 것을 알고 싶어진다. 와인메이커와 포도 품종과 원산지뿐만 아니라 블랜딩 와인이라면 블랜딩 내용도 궁금할 것이고, 와인에 얽힌 역사까지 알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