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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시음의 생리학

좋은 와인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좋은 와인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좋은 와인란 자신이 즐겁게 맛보는 와인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자신의 느낌이야말로 가장 정확히 와인을 감별할 수 있는 잣대다. 다른 이들의 취향을 무턱대고 따르지 말고 자신의 믹각을 믿자.

 

와인의 음용 적기

와인의 모든 성분이 자기 고유의 취향에 맞게 밸런스를 이루고 있을 때가 마시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60초 와인 감별

나는 와인스쿨 수강생들에게 와인을 삼키고 나서 1분간 말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고는 60초 와인 감별 시음 용지를 나누어주면서 느낌을 적도록 한다. 60초는 15초씩 네 단계로 나뉘어 있다,

여러분도 와인을 한잔 따라서 이렇게 한번 해보라.

 

우선, 와인을 처음 맛볼 때는 미뢰에 충격이 가해진다는 점을 명심하라. 이는 와인에 함유된 알코올과 산 때문이며, 더러는 타닌이 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코올이나 산함량이 높을수록 더 큰 충격이 가해진다. 그러니 와인 시음 시 첫 잔을 마실때는 한모금 들이켠 후 입 안에서 굴려주기만 하고 맛은 평가하지 않는게 좋다.

 

 

0~15 와인에 발효되지 않고 남은 당분이 있다면 이때 느낄 수 있다. 단맛이 전혀 없다면 이때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맛은 보통 신맛이다. 또한 과일맛의 정도와 신맛이나 단맛의 밸런스도 느낄 수 있다.

 

15~30 나는 단맛이나 신맛을 느끼면 강한 과일맛을 고대하게 된다. 사실 나는 그러한 과일맛을 느끼려고 와인을 마신다. 그리고 30초에 이를 쯤이면 모든 성분의 밸런스를 기대한다. 이대쯤 되면 와인의 무게를 감별할 수 있다. 즉 바디가 라이트인지, 미디엄인지, 풀인지 구별된다. 비로소 이 와인이 어떤 음식과 잘 어울릴지 생각 해볼 수 있는 시기에 이른 것이다.

 

30~45 나는 이때 와인에 대한 판단, 즉 와인이 맘에 드는지 안 드는지를 알게 된다. 와인에 대한 판단이 서는 데 늘 60초가 소요되는 것은 아니다. 리슬링처럼 좀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은 보통 이때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최적기다. 뛰어난 독일 리슬리이라면, 과일맛, 신맛, 단맛이 이때부터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우수한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아라면,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성분인 신맛이 이때부터 과일맛과 밸런스를 이루어야 한다.

 

45~60 와인 전문 작가들은 성분, 밸런스, 풍미가 입 안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를 표현할 때 흔히 길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나는 이 마지막 15초동안 와인의 길이에 집중한다.

보르도, 론 밸리, 캘리포니아, 이탈리아의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에서 야조도니 풀 바디의 강한 레드 와인을 마실 때면, 나는 와인의 타닌 정도에 집중한다. 그것은 몇몇 풀 바디의 샤르도네를 마실 때도 예외가 아니다. 처음 30초 동안 내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이 신맛과 과일맛의 밸런스이듯이 마지막 30초 동안에는 타닌과 과일맛의 밸런스를 살핀다. 60초가 되었을 때 과일맛, 타닌, 신맛이 모두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면 나는 그 와인이 마시기에 적절한 때가 되었다고 여긴다. 그런데 타닌이 과일맛을 압도한다면? 60초의 시점에 그렇게 느껴진다면, 나는 그 와인을 지금 마셔야 할지 더 숙성시켜야 할지 고민해본다.

 

와인의 진정한 맛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내가 들려주고 싶은 지극히 중요한 사항은 최소한 1분을 할애하여 와인의 모든 성분에 집중해보라는 것이다. 와인스쿨에서 100명이 넘는 수강생이 1분 동안 말없이 와인을 분석하는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다. 어떤 수강생은 눈으로 분석하며, 어떤 수강생은 고개를 숙이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으며, 노트에 뭔가를 적는 수강생도 있다.

 

끝으로 한마디 더! 여기서 말하는 60초란 와인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전에 기다려야 할 최소한의 시간을 말한다. 훌륭한 와인 중에는 120초가 지나서까지 계속 밸런스를 유지하는 와인도 많다. 내가 지금껏 맛본 와인 중 최고는 3분 이상 느낌이 지속되기도 했다. 더욱이 3분 동안 모든 성분의 밸런스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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